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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현실과 이상 (상편)

내 이상형을 예로 들면, 내 옆에 있는 너라는 애.

지민 앞에 있는 정국이 두 손으로 지민의 목 언저리를 감싸고 올라온다. 지민의 얼굴을 감싸쥔 채 허공을 응시하며 눈 한 번 깜빡하지 않는 지민에게 입 맞춘다. 닫힌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 지민의 혀를 옭아매고 부드럽게 키스했다.

- 사랑해요.
-
- 대답.
- 나도.
- 사랑한다고 해 줘요.

정국의 눈에서 똑, 똑, 눈물이 떨어지자 지민의 손이 정국의 뺨을 감싸 어루만졌다.

- 나도 사랑해.
- ..안녕.




















태어날 때부터 기계공학 연구기업 속에서 금수저를 입에 물고 자라 아버지 어머니 밑에서 배운 거라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내 결점을 숨기는가였다. 약해지지 마. 무너지지 마. 정국이 신생아 시절을 떼고 난 직후부터 가장 많이 훈육된 것은 ‘울면 안 돼.’ 였다. 어떤 이유에서든 우는 건 용납하지 않았다. 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 앞에서’. 방 안 구석에 갇혀 ‘홀로’여야만 감정조차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 가수가 되고 싶어요.
- 그런 끔찍한 소리 마렴.

정국도 죽을 고비 넘기며 겨우 태어났을 정도의 어머니의 건강 탓에 집안의 하나 뿐인 자식이자 미래였던 정국에게 쥐어진 금수저는 본인의 위치를 상기시켜줌과 동시에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의미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인재 소리만을 들으며 특별반, 인재반이란 모든 고급 클래스 수업을 받으며 살았다. 사회 점수가 가장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시절 이과에 진학하고 대학은 어마어마한 스펙으로 수시 프리패스급 합격. 정국에게 찬사는 쉴 세 없었지만 사랑은 찾아 볼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 때쯤부터 비밀리에 정국이 기획한 로봇. PJM-1013. 그 이니셜을 딴 사람으로서의 이름 ‘박지민’. 이 로봇 기획의 모토는 역시나 ‘사랑’.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본인이 할 수 있는 역량으로 만들고 싶었다. 입술은 많이 두꺼웠으면.. 얼굴은 작고 눈 밑에 애교살이 많고.. 오밀조밀하게 귀여웠으면 좋겠어. 오로지 본인의 취향만 쏟아부어 신체를 조직하고 7년. 누가봐도 손색없을 정도의 사람 모형이었다. 의지하고 기대고 싶은 바람으로 나이는 2살 위의 24.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로봇의 성별은 ‘남성’이었다.

드러내지 마, 약해지지 마, 무너지지 마. 본인의 정체성 하나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아니 말할 사람 조차 없었던 정국은 단 한 번도 여자에게 마음 설레본 적 없었다. 발레 공연을 보고 남자 무용수에게 빠져 보고, 남자 댄서에게도 빠져 봤지만 단 한 번도 여성에게 마음 줘 본 적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사회 속에서 연애를 꿈 꿔 본 적도 없었다. 그렇기에 고민할 것도 없이 제 한 손에 움켜쥐어지는 페니스를 만들고 평생 관장할 필요없는 항문까지 만들었다. 정국의 이상향의 모든 것을 넘어선 삶의 모든 것. 정국은 매일 칼퇴근을 하고 회식자리, 야근은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집에서 본인을 ‘기다리고’ 있을 지민의 생각에 행복해 했다.

- 지민이 형.
- 응.
- 지민아.
- 응.
- 어느 게 더 좋아요?
- 난 다 좋아.
- 그래요 그럼, 지민아.
- 네가 좋다면 나도 좋아.
- 지민아, 밥 먹었어?
- 응 아까 6시 10분 15초에 시작해서 7시 15분 26초에 끝났어.

지민의 등 언저리를 누르자 보이는 ‘충전 완료’ 글자에 정국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 잘했네.

매일 퇴근 후 정국의 할 일. 지민의 옷을 벗기고 욕조에 앉혀 정말 사람인 듯 지민의 몸 구석구석을 씻긴다.

- 다리 더 벌려요.
- 흐응, 싫어. 부끄러워.
- 그럼 여기 안쪽을 못씻잖아요. 자꾸 그러면 괴롭힐 거예요.

덥썩 지민의 페니스를 움켜 쥐었다. 제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 다른 한 손으로 지민의 등 언저리에서 버튼을 꾹 누르자 지민의 페니스가 꼿꼿이 서 아랫 배에 닿았다. 지민의 코와 입에선 달샌 색색거리는 소리와 하아-하는 한숨소리까지 나왔다. 슥슥 위아래로 지민의 페니스를 어루만지자 금세 지민이 정국의 어깨를 움켜쥐며 끄응-소리를 내며 사정했다.

- 나 좀 그만 괴롭혀어..
- 그러게 내가 다리 더 벌리라고 했잖아요.
- 정말..

하하호호, 둘 뿐인 넓은 집 안에서 일부러 방수형으로 만든 지민을 씻기고 함께, 아니 지민을 맞은편에 앉혀 둔 채 홀로 밥을 먹고 침대에 누워 티비 채널을 돌려보다 은은한 조명만 남겨둔 채 불은 끄고 마주 보며 누웠다.

- 형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버티지도 못했어. 덕분에 내가 살아요 형.

정국은 지민에게 짧게 입맞춤하고 뒷목을 감싸 전원 버튼을 눌렀다.

-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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