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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민] 저승사자 왔습니다 01

저승에선 저승사자, 이승에선 삼색고양이?





- 명단부 마지막, 너구나. 가자.

- 누, 누구야, 너.

- ..죽은 거야 산 거야, 너 뭐야.


온 몸을 뒤적이며 제 몸을 만져보는 태형. 



- 나.. 죽었어?

- 그래서 묻잖아, 너 죽었냐고. 네 몸은 살아 있는데 네 정신머리는 살 생각이 없어.

- 내가 그럴 리가 없잖, 너, 뭐야. 아까부터. 

- 보면 몰라? 너 데리고 요단강 건널 사자(使者)잖아. 

- 사자? 


어흥- 흉내를 내 보이는 태형에 지민이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손에 든 명단부의 덮개를 덮었다.


- 이 사자(死者)야. 나랑 갈래?

- 시, 싫어.

- 살려고? 너 둔부에 술병 맞아서 피 철철 흐르고 있어. 깨어나면 무진장 아플 걸.

- 엄마는? 엄마도 여기 있어?

- 너네 어머니? 모르지. 내 담당은 너야.

- 알 방법은?

- 없어. 네가 살아서 확인해 보던지. 결과는 장담 못 한다.

- 엄마 두곤 못 가.

-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이승으로 보내줄게. 대신, 확인만 하고 나랑 저승 가는거야. 알았어?


끄덕거리는 태형의 고갯짓을 보며 지민이 태형의 뒤에 섰다. 눈 감아. 지민의 말에 태형은 눈을 질끈 감았다. 지민이 태형의 눈 위로 제 손을 포개었다.


위웅위웅거리는 소리가 태형의 머릿 속을 울렸다. 구급차 안,태형은 지민의 말대로 둔부에 술병을 맞아 구급차에서 응급실로 실려가던 중에 깨어났다.


-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자, 학생. 나 봐요.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요?


태형이 눈을 뜨자 구급대원이 태형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태형이 작게 끄덕이며 눈동자를 굴려 지민을 찾았다. 같이 있어주겠단 뜻은 아니다 이건가.. 다시 눈을 감으려하자 구급대원이 갑작스레 태형의 뺨을 약하게 쳤다. 


- 야. 눈 떠.

- ..어흥?

- 미친 놈.

- 빙의된 거야?

- 그래 인마. 난 그냥 혼일 뿐이라고. 너 때문에 이승 출장 오신 혼. 저승에서 이승 때 내 몸을 보내줄 때까진 어쩔 수 없어. 아마 승외(나라에서 나라로 해외출장과 같이 이승에서 저승혹은 저승에서 이승으로의 것을 가리킴)택배로 오는거라 하루 꼬박은 걸려.

- 그럼 어떡해?

- 길고양이라도 하나 잡아다가 들어가야지.

- 우리 집에 금붕어 있는데.

- 미쳤어? 나보고 너네 집 어항에서 뻐끔거리고 있으라고? 


지민의 큰 목소리 탓에 앞에서 운전 중이던 대원이 뒷 쪽을 바라보았다.


- 거기 무슨 일 있습니까?

- 환자 분 정신이 드셨어요? 여기 구급차 안이에요.

- 큼..


대원이 말이 묻히고 대원이 다시 운전에 집중하자 지민이 태형을 노려보며 차 문에 몸을 기대어 다리를 꼬았다.


- 내 팔자가 이게 뭐람. 저승은 만날 승외 출장도 나만 시켜.


태형은 그저 눈만 뻐끔거리다 다시 눈을 감았다. 구급차가 응급실에 도착하자 지민은 바삐 대원의 몸 속에서 빠져나왔다. 내가 졸았나? 의식이 돌아온 대원은 어느 순간 도착해 있는 구급실에 어리둥절하다가도 눈을 감고 있는 태형을 보자 급히 구급차 문을 열고 수송했다. 태형의 팔에 꽂힌 수액과 머리에 말린 피 적셔진 붕대. 태형은 곧장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런 태형의 주위를 맴돌던 지민이 층수를 확인하곤 이승을 떠돌았다. 길고양이 하나만 걸려라. 주차장 차 밑이 타겟이었다. 새까만 고양이는 싫어. 새하얀 고양이도 싫어. 점박이? 싫어 싫어. 수많이 깔린 길고양이들. 지민은 대학병원 옆 공원 저수지로 향했다. 어디 귀여운 애 하나 없나. 어째 다 영 별로야. 하는 도중 나뭇가지 위에서 겁 먹어 떨고 있던 삼색고양이를 발견했다. 딸랑거리는 목걸이. 주인이 있는 고양인건가.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고양이이니 어쩔 수 없다. 시간도 없고. 



딸랑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 아, 씨..! 깜, 짝이야.

- 야.옹.

- 좀 더 고양이답게 울어야지;..

- 냥.

- 됐다. 말을 말지. 고양이 취향하고는.

- 뭐, 그렇게 노려보면, 뭐, 쫄 것 같,냐? 할, 할퀴지 마..! 나 환자야. 환자.



- 김태형 씨, 붕대 갈게요. 상태 좀 보죠.


어차피 죽을텐데.. 붕대 아깝게.


- 많이 안 좋네요. 아프진 않아요? 어떻게 참고 있지, 많이 아플텐데.


삼색 고양이가 태형의 환자복을 꾹꾹 눌렀다. 


- 아..!! 아! 아아.!! 머리가 아, 아픈 것 같아요.!!!

- ..태형 씨?

- 아..! 너무너무 아프다..!!!

- ..아무쪼록 멀쩡해보이니 다행이네요. 우선 수술 받고 호전되는 동안 입원해 있으면 되겠네요. 보호자는 없어요? 그래도 아직 미성년자로 되어있는데. 19살이면, 고3이잖아요.

- 아.. 그게, 사실 기억이.. 없어요.

- 다치기 전에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부모님이 계신 건 맞는데.. 마지막 기억에 의하면... 

- 고아는 아니고, 아버지 성함 좀 알려줘요. 조회해서 맞으면 저희 병원 쪽에서 연락드릴테니까.

- 김0자 0자십니다.

- 김0자.. 0자.. 씨요?

- 네.. 왜요..?

- 김00 씨요?

- 네..!

- 김00 씨, 돌아가셨잖아요. 아닌가. 동명이인인가. 어젠가 그저껜가 저희 병원으로 실려오셨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니에요?

- 글쎄요 저는 잘..

- 임 간호사, 최근에 돌아가신 김00 씨 가족정보 조회해 봐.

- 네. 잠시만요.. 명단부에 분명.. 아, 있네요. 네 맞아요. 아들자 한자 옆에 김 태형 이라고 적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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