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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짐] 쌤 나랑 1cm밖에 차이 안 나거든요? 上

사제 시리즈 비문학 선생과 모범생 반장


목 늘어난 쭉티에 복슬복슬한 털달린 슬리퍼를 끄시고 다니는 비문학 담당, 민윤기. 교사 수첩과 교과서가 없다면 누구든 모두 백수로 볼 것임에 틀림없는 차림새였다.


- 반장, 깨워. 

- 얘들아 일어나자~!


우렁차게 돌아다니며 얘들을 깨우고 가운데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아 윤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칭찬이라도 바라는 듯 똘망똘망한 눈을 해보지만 그런 지민을 보고도 그냥 제교과서를 펴는 윤기다.


- 126페이지. 이거 어제 한 거랑 비슷한 거네. 


글을 읊으면서 혼잣말로 꿍얼꿍얼 설명하는 윤기의 입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필기하는 지민의 열정은 어느 수업보다 타올랐다. 수업 시작 직전에 한 번 외엔 수업시간에 자는 애들은 건들지 않는 윤기였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본인도 졸립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어서였다. 그래도 반에 열댓명은 보통 깨어나 있는 편인데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지금이 5교시라 더 그런진 몰라도 어째 지민 외엔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다. 


- 쌤 이거 잘 이해 안 되는데요.

- 124쪽 펴 봐, 그거랑 똑같아.

- 오 그렇네요.


그래서 마치 1:1 과외하는 듯한 수업에 윤기는 교탁에 턱을 괴고 나머지 글을 읊었다.


- 그래서 이 작가는 금지된 사랑에 대해서 무슨 견해란 걸까요?

- 견해랄게 딱히 있나. 수필이니까 지 얘기 썼단 건데, 로리타같은 거지. 결국 불륜은 불륜이고 아내한테 상처를 줄만큼 줬는데 글에선 작가 필력으로 마치 금지된 사랑이 아름다워 보이는 거지.

- 그래도 작가한텐 그만큼 아름다운 순간이었단 거잖아요. 

- 이거 읽는 아내는 기분이 얼마나 좆같겠, 아니 짜증나겠냐.

- 그냥 편하게 욕하시지, 언젠 안 하셨다고. 얘들 다 자는데.

- 너 빼고 다 자는 거니까 자제하는 거잖아. 너도 좀 자.

-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학생한테 자라고 하는 게 말이 돼요?

- 그럼 너랑 나는 애초에 말이 되고?

- 아 조용히 해요. 자제한다면서.

- 네 말대로 다 자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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