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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내가 널 좋아할리가 01

지민의 시선 : 거짓말이야, 선의의 거짓말.



“지민아, 형이 부탁했던 건.”
“아 선배 그건 어제 제가 다 해서 메일로 보내드렸어요. 딱히 문제될 것도 없던데요? 워낙 선배님께서 잘해 놓으셔서 저는 정리만 했어요.”

같은 과 선배의 포트폴리오. 애초에 왜 지민이 마무리 지어주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을 노릇이지만 제대로 해 놓은 게 하나도 없어 처음부터 엎고 새벽 꼬박 새서 완성지었다. 오늘 포트폴리오 제출이라 급하다나 뭐라나.


“역시 지민이는 인재야 인재! 너같은 애를 후배로 둬서 너무 자랑스럽다 지민아!”

어깨에 제 손을 얹어 퍽퍽- 두드리다 휘파람을 불며 가버리는 선배의 뒷통수만 바라보는 지민의 다크서클은 턱까지 내려갈 참이다. 20분 채 남지 않은 약속 시간에 지민은 헐레벌떡 교내 카페에 달려가 테이크아웃 포장이 된 커피를 4잔씩 양 손에 두둑히 들고 그럼에도 손이 모자라 4잔의 커피가 담긴 포장지 종이를 입에 물었다.

“괜찮으시겠어요?”
“갱탕나요, 갱탄아요!”

알바의 걱정어린 손길에도 손목시계로 5분 채 남지 않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부리나케 동방(*동아리 방)으로 향했다. 팔꿈치로 동방 문 손잡이를 가까스로 열어 발 앞 코로 문을 살짝 찼다. 그러자 지민의 내려왔던 다크서클이 다시 솟아올라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컵히 왁승이다!!”

경영학부 지민의 소중한 취미, 무용 동아리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반장 8년차 경력, 한 마디로 잡일꾼으로 불려다니기 8년차라는 것이다. 모범생에 우등생. ‘넌 좋아하는 게 뭐니?’라는 질문에 ‘공부요.’라고 대답할 정도라 주변 사람들은 공부밖에 모르는 줄 알 정도였다. 그런 지민에게 품어진 작은 욕망인 무용, 그것도 현대무용이었다.

춤 계열 연습실 부족으로 함께 쓰는 댄스 동아리와 무용 동아리. 14,15학번인 무용 동아리와 댄스 동아리 사람들끼린 모두 두루두루 친한 탓에 같은 연습실을 쓰는 것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었다. 무용 동아리에선 지민이 막내란 이유로 이런 커피 잔심부름에 능했지만 두 동아리의 선배들끼리 친한 탓에 어느 덧 댄스 동아리의 것까지 맡아 주고 있게 되었다.

“시간 딱 맞춰 오셨네요.”

그리고 문제의 댄스 동아리 막내, 정국이 지민의 입에 물린 커피를 제 손에 쥐어 제 커피를 꺼내곤 나머지는 그 자리에 올려두었다. 댄스 동아리는 14학번과 15학번 그리고 16, 17학번은 없이 이상하게도 18학번, 그것도 정국 한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에 비해 무용 동아리는 14, 15학번 그리고 16학번 지민에서 끝이었다.

‘그런데 왜 내가 댄스 팀 막내 커피까지 사 와야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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