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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부산예고 박지민. 01.

국이 시점에서의 “기” (총4화 예상)

실제 인물들의 히스토리와는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공학이 아닌 남자들로 득실거리는 남중을 졸업한 나로썬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작은 기대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여자에 대한 환상같은 게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남중보단 다르지 않을까 라는 작은 기대감. 설렘.


부산의 예술고등학교. 나는 거리상 문제로 서울권의 예술고등학교 진학은 포기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선택했다. 음악과 보컬. 여자 교복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남자 교복은 내 취향에 걸맞았다. 까만 바지와 까만 조끼에 까만 넥타이, 까만 마이까지. 단 하나 오점이 있다면 광나는 구두 착용까지 교복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랄까. 온통 까만 교복 탓에 제 각각 자신들의 개성을 뽐내보겠다며 뱃지를 달거나 염색을 하는 둥 많은 사람들이 존재했지만 나는 튀고 싶은 생각은 없었음에 머리도 까만 머리에 생머리를 유지했다. 눈에 띄어서 주목받는 건 부끄럽고 원하지 않는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라는 건 나에게 너무나 커다란 숙제였다. 


음악과라는 이름에 걸맞게도 제각각 본인 전공의 악기를 함께 하는 친구들도 몇몇 보였다. 아마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애들은 나처럼 보컬이거나 피아노같은 커다란 악기이지 않았을까. 사실 낯선 환경이 어색한 건 맞았지만 주변에 그닥 관심이 가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게 난 입학식 때문에 강당으로 이동할 때에도 친구 하나 없었다. (중학교 친구들은 대부분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거나 완전히 다른 계열로 나갔다.)


- 전정국? 전정국?


모르는 선생님, 아, 아마 입학 시험 때 감독이셨던 선생님이셨을 것이다. 선생님의 내 이름 호출에 어색한 분위기 속 반 친구들의 눈이 나에게로 향했다. 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선생님에게 걸어나아갔다. 


- 저기 무대 옆에 문 보이지? 저기 안에 들어가 있어.

- 왜요?

- 왜긴, 지금 저기 있는 3학년 애들 하고 2학년 하고 수석입학한 1학년 애들 올라갈 거야.


아, 이런 거 딱 질색이다. 마치 원치 않게 잘난 척 하는 기분이다. 입학할 때부터 다르게 들어왔다는 간접적 과시라도 하는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아서 싫다. 무대 옆 작은 공간에 10명이 조금 되지 않는 인원이 비집고 앉거나 서서 대기를 기다렸다.


- 너가 1학년 보컬 수석이야?

- 네?

- 나는 3학년 김태형.

- 네.. 선배님.

- 아 무슨 선배님이야. 그냥 형이지!

- 야 너 애한테 친사 좀 까지마.


김태형이란 사람이 다짜고짜 손을 내게 건네자 그 옆에서 그 선배의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이 내게 내밀어진 그 선배의 손을 제 손으로 붙잡아 내리도록 했다.


- 아 박지민 이거 놔, 기왕이면 친하게 지내면 좋지.

- 그건 네 생각이고.


넥타이도 없이 안에 흰 반팔티를 입고 위에 와이셔츠 하나 입은 김태형이란 선배와 달리 넥타이에 정갈한 마이까지 입고 아무도 신지 않는 학교 교복용 구두까지 맞춰 신은, '박지민'이란 선배가 김태형 선배의 등짝을 살짝 내려쳤다.


- 저, 전 괜찮아요..!

- 거 봐, 그치? 너도 좋지? 넌 이름이 뭐야?

- 저, 저는 전정국이요..

- 정국? 너 연예인 이름이랑 똑같다. 그치 짐나.

- 그건 종국이지 이 등신아. 저 부담스러우면 얘 말 안 받아줘도 돼.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지민 선배가 내게 손짓하며 괜찮다는 듯 제스처를 취했다. 아무래도 별로 좋진 않은 선배랑 말문을 튼 것 같지만 어찌됐든 좋았다.


- 짐나 솔찌키 부럽지. 무용과는 아직 수석이 너밖에 없잖아. 이번 년도 신입생 중에도 수석이 없고.

- 난 적어도 너처럼 부담스럽게 친사는 안 까.

- 치.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알게 된 정보는 무용과, 여기 있는 걸 보니 아마 수석.


'지금부터 위 학교의 수석입학생들을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3학년들은 한 두번 아니라는 듯 익숙하게 자신들이 먼저 문을 열고 무대 위에, 가운데 맨 앞에 섰다. 예의상 울려퍼지는 박수와 유독 동경심 가득해보이는 1학년들의 눈초리. 


- 안녕하세여? 3학년 김태형, 아니, 3학년 보컬 수석, 음악과 입니다.

- 안녕하세요. 3학년 무용과 현대무용 어쩌다 보니 유일 수석 박지민입니다.


마이크를 두손으로 꼭 쥐며 말을 얼버무리는 태형과 달리 한 손으로 마이크를 편하게 쥐고 유머까지 섞어 자신을 말하는 지민은 너무나 상대적이게 보였다. 처음엔 그런 줄 알았다. 상대적으로 멋있어 보이는 건 줄 알았다. 강당 분위기는 어쩌다 보니 유일 수석이라는 지민 선배의 말에 조금 밝아졌고 덕분에 나도 조금 웃어 긴장을 풀었다.


- 아, 안녕하세요. 1학년 음악과 보컬 수석 전정국입니다.


모두가 인사를 마치면 1,2학년들은 모두 무대에서 내려가 각자 반으로 돌아가 앉았다. 그리고 3학년 수석만 남아 무대 대기실을 지켰다. 


- 제가 이 학교 입학 때 부른 아델의 Someone like you불러보겠습니다.


김태형 선배가 먼저 음악과 보컬 대표로 나가 노래를 불렀고 뒤에 3학년 선배들이 건반과 기타, 드럼 셋팅에 한창이었다. 선배의 노래가 끝나자 나도 멍하니 박수를 쳤다. 아까와 달리 정색한 표정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와 달리 프로같아 보일 정도였다. 마지막 순서는 지민 선배였다. 현악기 소리가 울려퍼지고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속에 의상을 입고 있었던 듯한 지민 선배가 무대 가운데로 날아오르듯 등장했다. 조명이 확 어두워지고 선배는 바닥을 쓸며 열연을 보였다. 처음 보는 무용 환영식 무대에 넋을 놓게 되었다. 무대가 끝나자 모두가 입 맞춰 앵콜을 불렀지만 지민 선배는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 저 이제 늙어서 힘들어요.


진행하던 마이크에 대고 한마디 하자 모두가 아쉬워했다. 물론 나 또한 아쉬워했다. 


- 전정국!


어디선가 불리는 내 이름에 주변을 둘러보니 아까 그 대기실 김태형 선배였다. 선배는 내 지갑을 머리 위로 세차게 휘두르고 있었다. 아, 아까 마이크 쥔다고 잠깐 대기실 의자 위에 올려놓고 깜빡한 모양이었다. 내가 헐레벌떡 대기실에 들어가자 마침 막 대기실에 들어온 지민 선배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 무대 바닥에 고정 핀 떨구고 간 새끼 누구야.


순간 지민 선배의 말에 대기실은 정적이 흘렀다. 무대 위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보였지만 선배의 복숭아 뼈 아래에 피가 고여있었다.


- 이거 밴드부 고정 핀이잖아, 시발. 저번에도 분명 경고했지. 다음 무용 팀이면 바닥 체크 잘하라고. 너네 저번에 2학년 애들도 다치게 하더니 정신 못차렸어? 


밴드부의 실수인 건 맞았다. 고정 핀은 너무 작음과 동시에 많고 악기들은 큼지막하니 옮기다가 빠지곤 했다. 하지만 바닥 체크를 늘 까먹고 하지 않는 탓에 무용과가다음 순서일 때 다치는 일이 허다한 듯 싶었다. 나는 순간 아까완 다른 선배의 얼굴에 내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렸다. 나는 그 자리에 더 있지 못하고 지갑만 챙긴 채 밖으로 나섰다. 








근데 나, 그런 선배의 모습을 보고


얼굴을 붉히면 어떻게 되는 거지..?














[epil] 그 날 하교, 울리는 친구의 전화에 아직도 얼떨떨한 손으로 휴대폰을 손에 쥐었다.


- ..여보세요.

- 여~ 정꾸~ 입학식 으때. 친구 없어서 어떡하냐

- 없음 없는거지 뭐.

- 그래도 넌 남중에서 공학 갔잖아 난 남고다..

- 공학도 똑같아 등신아.

- 야 뭐가 똑같아. 넌 학교 끝나고 나오는데 네 앞에 존나 예쁜 여학생이 지나가. 그럼 어때.

- 어떠긴 뭐가 어때 ㅇ_ㅇ; 그냥 지나가는 거지.

- 그럼 어, 너네 3학년 보컬 선배가 지나가면?

- ..도망가야지. 근데 아마 내가 도망가도 쫓아올 사람이긴 한데..

- 아이씨, 그럼 어.. 또 뭐 있지, 무용과? 무용과 선배가 지나가면.

- ㅇ_ㅇ...

- 여보세요?

- 노코멘트.

- ?

- 야 끊어.

- ???








글쟁이 TMI

일요일 자정에 업로드도 없이 며칠간 잠적을 의도치 않게 타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지금 골골대며 아프기 때문입니다..(롬곡) 사실 난금취를 완결 짓고 싶어서 난금취를 꼭 업로드 하려고 했건만 다 쓰지 못해서 거의 써뒀던 단편(총 4편 예상) 하나라도..... 생존신고 하려고 업로드 하게 되었습니다.. 감기인데 좀 많이 심한 감기인 것 같아서 거의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빨리 난금취 데려올게요 난금취... 이미 마지막 화까지 써놓은 난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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